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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basalbon@hanmail.net) (2011-09-17)

'엔高와의 공존' 체득해가는 日

'엔高와의 공존' 체득해가는 日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는 브레이크 없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한 해동안 세 차례의 개입을 단행했어도 수요가 줄지 않는 영향으로 매번 용수철처럼 튀어올랐다.

최근 통화 강세로 절치부심하던 스위스중앙은행(SNB)은 기습적으로 유로 페그제를 도입했지만 일본은행(BOJ)은 이번엔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SNB처럼 독자적으로 개입하기가 어려운데다, 미국의 초저금리가 장기화되는 한 엔고(高)는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일본 기업들은 '엔고와의 공존'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인건비가 낮은 곳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거나, 모아둔 돈을 인수합병(M&A)에 쓰는 것이다.

◆ 개입 미루는 日

일본은 국제 정치적인 이유로 이번에 외환 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 지난 8월 SNB의 외환 시장 개입 하루만에 엔화를 풀었던 것과 대조된다.

주요 7개국(G7) 회원국인 일본은 SNB처럼 독자적으로 외환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일본의 환시 개입은 국제적인 공조가 있어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오는 9일 프랑스 파리에서 G7 회의가 열리지만, 갓 취임한 아즈미 준 재무상이 첫 국제무대에서 환시 개입을 요청하기란 쉽지 않다.

노다 요시히코 신임 총리도 미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 당분간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확률이 높다. 특히 미국이 오는 2013년 중반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상대적인 엔화 강세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야마모토 마사후미 외환 전략가는 "미국도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현재로선 약(弱) 달러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시 개입이 잇따라 실패한 것도 추가 개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일본 당국은 지난 한 해 동안 세 차례의 외환 시장 개입을 단행했지만 엔화 환율은 77엔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기록한 사상 최저치(76.25엔)와 별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이후 일본 정부는 1000억달러 규모의 신용 기구를 설립해 해외에 투자하는 기업을 지원하고, 국내 은행들의 외환 포지션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만 환율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 기업들, 엔高 받아들이는 분위기

일본 수출 기업들은 엔고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8일 도요타자동차는 엔고로 자국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태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일본으로 역수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경쟁사인 닛산자동차나 미쓰비시자동차도 태국을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다.

최근 일본 경제산업성의 조사에서 제조업체의 80%는 달러당 엔화 환율이 76엔대를 지속하면 영업이익이 줄 것이라고 답했다. 대기업의 3분의 1 이상은 영업이익이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엔고가 지속될 경우 생산 시설을 해외로 옮기겠다고 답한 비율은 절반에 가까웠다.

해외 자산을 매입하는 일본 기업도 크게 늘었다. 엔화 가치 상승으로 M&A 비용이 이전보다 줄었을 뿐 아니라 해외에 거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일본 기업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143건의 M&A를 단행했다. 지난해보다 50% 급증한 것으로 규모는 6000억엔에 달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일본 당국이 대대적인 추가 개입에 나서지 않은 것은 실질적인 엔화 가치가 과거보다 높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환율의 표면적인 수치와 달리 기업들이 체감하는 고통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BOJ는 일본의 교역국간 물가 변동을 감안한 실질실효환율은 대략 30년간 평균선에 놓여있다고 본다. 최근 실질실효환율은 엔화가 초강세를 보였던 1995년 최고점보다 3분의 1 가량 높다는 것(통화 가치가 낮다는 것)이다.

<자료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9/09/2011090900342.html?Dep0=chosunnews&Dep1=related&Dep2=related_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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