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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basalbon@hanmail.net) (2011-05-21)

“구제역 매몰지 문제 생기면 응분의 책임” 하급 공무원에 서명

경기도가 하급 공무원들에게 쓰도록 강요한 서약서.hwp

“구제역 매몰지 문제 생기면 응분의 책임” 하급 공무원에 서명 강요

ㆍ경기도, 2275곳 개인 할당
ㆍ거주지와 수백㎞ 떨어진 곳도

경기도가 하급 공무원들에게 “구제역 매몰지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응분의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쓰도록 강요했다. 이에 공무원들은 “군수나 시장이 져야 할 책임을 왜 하위직에게 떠넘기느냐”며 반발했다.

경기도는 지난 19일부터 도청 소속 간부급(4~5급) 공무원 70여명과 하위직 공무원(6~8급) 850여명 등 모두 920여명에게 여주·이천 등 경기지역 구제역 매몰지 2275곳을 개인별로 할당하고 침출수를 빼내는 유공관·배수로·방수포 등을 관리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하위직 공무원들에게 구제역 매몰지 2~3곳씩을 배당한 뒤 간부급 공무원들에게 다시 50~100곳씩을 총괄하도록 했다.
이 서약서는 A4용지 한 장으로 ‘담당지역에 대한 점검 및 관리에 철저를 기할 것이며, 만약 사후관리 및 점검 미흡으로 담당 매몰지가 유실될 경우 응분의 책임을 질 것을 서약한다’는 글이 적혀 있다. 담당지역에 대한 점검은 ‘1주일에 1차례씩’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도청 내부에서는 불만이 높다. ‘응분의 책임’이란 곧 인사상 불이익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 공무원의 거주지는 대부분 수원권이다.

그런데 용인·안성·이천·여주·파주·연천 등 길게는 왕복 수백㎞가 되는 먼 곳에 있는 매몰지를 주 1회씩 현장 점검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무원들 사이에서 “매몰지에 문제가 발생할 때 하위직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길 근거를 만들기 위해 이런 서약서를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또 하위직 공무원들에게 관리의 책임을 떠넘긴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많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공무원은 “매몰지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모든 책임을 힘없는 공무원들에게 전가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공무원은 “매몰지는 일선 시장·군수가 책임을 지고 관리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자칫하면 엉뚱하게 공무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억울한 일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우기를 앞두고 유실 우려가 있어 매몰지를 철저하게 관리하고자 하는 의지로 이런 서명서를 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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